![[민주 당권 5인5색] 고민정 "일단 폐지 후 보완, 집권여당 자세 아니다"…보완수사권 신중론](/_next/image?url=https%3A%2F%2Fcphcgtdyzpfypwzjtkas.supabase.co%2Fstorage%2Fv1%2Fobject%2Fpublic%2Farticle-images%2Farticles%2F1783879327775_13yx4j.jpg&w=1920&q=75)
— 경북 험지 순회 뒤 정견발표…성폭력·장애인 등 약자 사건 '크로스체크' 강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고민정 의원이 12일 KDLC 정견발표에서 검찰개혁 입법의 속도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고 의원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둘러싼 당내 논쟁을 정면으로 겨냥하며 "책임정치"를 화두로 던졌다.
고 의원은 발표에 앞서 사흘간 경북 지역을 돌며 당원들을 만난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우리 민주당에겐 험지인 영남에서 꿋꿋하게 깃발을 지켜온 당원들"의 말을 전하며 "명함을 발로 짓밟히고 소금 세례를 받으면서도 그분들은 오히려 '더 많은 국민을 품으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우리만의 정당이 아닌 국민 모두의 정당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 쟁점인 수사·기소 분리에 대해서는 "대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면서도 조건을 달았다.
고 의원은 "성폭력 범죄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피해자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또 다른 수사기관의 크로스체크가 가능해야 한다"며 "수사·기소 분리는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한 선택이지, 그 자체가 신념이 되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단 폐지하고 문제가 생기면 보완하자는 것은 집권여당의 자세가 아니다.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보완책을 마련한 뒤 추진하는 것이 수권정당의 모습"이라고 못 박았다.
고 의원은 이 대목에서 경쟁자들을 향해 공개 질문을 던졌다.
김민석 전 총리에게는 "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보완수사권 폐지를 결정하면서 성폭력 등 민생범죄 수사 공백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정청래 전 대표에게는 "완전 폐지가 정치적 구호에 그치지 않는다면 사회적 약자 사건에 대한 국민 우려에 어떤 대안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는 "민주당이 넘어서야 할 가장 큰 적은 책임정치의 실종"이라며 "우리를 비난하는 이들마저 끌어안는 것이 민주당의 길이고, 그것이 수권정당의 길"이라는 말로 발표를 맺었다.
<고민정 국회의원 연설문 전문>
반갑습니다.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국회의원 고민정입니다.
저는 오늘 이곳에 오기 직전까지 3일간 경북을 돌며 당원들을 만났습니다. 경북, 영천, 칠곡[?] 그리고 대구까지. 제가 당대표 선거 출마 선언 후 경북을 가장 먼저 찾은 건, 우리 민주당에겐 험지인 영남에서 꿋꿋하게 민주당의 깃발을 지키고 계신 당원들을 가장 먼저 만나뵙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을 통해 제가 얻은 것은, 민주당은 우리만의 정당이 아닌 국민 모두의 정당이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대구에서 만난 당원들은 제게 조심스레 말을 꺼내 놓았습니다. "우리 민주당이 좀 더 낮은 자세로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좋겠습니다." 민주당끼리의 선명성 경쟁은 고사하고, 늘 패배할 것을 알면서도 도전해야 하는 그분들은 말씀하십니다. "더 많은 국민을 품어 주십시오." 그들은 명함 하나 나눠주기도 녹록치 않습니다. 눈앞에서 명함을 내팽개치고 일부러 발로 짓밟는 모욕을 수없이 당했기 때문입니다. 식당에 들어가는 것도 용기를 필요로 했습니다. 나가라고 소리치는 건 물론, 소금을 뿌리는 이들도 만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당원들보다 더 많은 분노와 울분과 서러움이 쌓여 있는 그분들은 오히려 제게 말씀하십니다. "더 많은 국민을 품으십시오. 제게 소금을 뿌리는 그들도 우리 국민이지 않습니까?" 가장 어렵다는 험지에 계시는 우리 민주당 당원들의 심정입니다.
현재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저 또한 보완수사 요구권을 강화하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경찰의 비대해진 권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경찰위원회를 실질화하고 자치경찰을 강화하는 등 논의를 다음 단계로 옮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성폭행 피해자라면 검찰에게 수사를 요구해 달라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수사를 하지 않고도 검찰이 부실수사라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하는 의문들이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수사·기소 분리는 우리 민주정부가 오랜 세월 동안 주장해 온 것입니다. 수사하는 사람이 기소를 하게 될 경우 의도적인 개입과 조작이 가능하다는 걸 수없이 많이 봐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사·기소 분리는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지, 우리의 신념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건의 보완수사를 열어놓는 것이 아닙니다. 수사·기소 분리의 대명제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다만 성폭력 범죄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피해자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또 다른 수사기관의 크로스체크가 가능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일단 폐지하고 문제가 생기면 보완하자는 것은 집권여당의 자세는 아닐 것입니다.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보완책을 마련한 뒤 추진하는 것이 수권정당의 모습일 것입니다. 우리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에 이어 네 번째 민주정부를 만든 수권정당입니다. 선명성 경쟁, 이념적 당위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책임정치를 해야 합니다.
김민석 총리님께 묻고 싶습니다. 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에서는 보완수사(권) 폐지를 결정하면서 어떤 고민을 하셨습니까? 성폭력 범죄 등 민생범죄 수사 공백을 어떤 방식으로 보완할 방안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정청래 전 당대표님께도 묻고 싶습니다.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가 정치적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면, 성폭력 범죄 등 사회적 약자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에 어떤 대안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민주당이 넘어서야 할 가장 큰 적은 책임정치의 실종입니다. 지지층에 강한 반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개혁[?]을 추진한 정당이 바로 우리 민주당입니다. 그런 용감한 선택이 있었기에 수권정당의 자격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발언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민주당 당원들의 다수가 찬성하는 보완수사권 폐지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정치적 계산에는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번만 눈 감고 입 다물면 조용히 넘어갈 수 있는 것을, 애써 제기하는 것이 제겐 정치인으로서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제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책임정치를 해야 할 집권여당 민주당은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금을 맞아가며 민주당을 지켜온 경북 당원들의 모습에서 배웠습니다. 정치와 무관하게 살고 있는 일반 국민들은 물론, 우리를 비난하는 이들마저도 끌어안아야 하는 게 민주당의 길이라 배웠습니다. 우리의 고민과 번뇌가 국민들의 마음을 울릴 때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야 비로소 국민의 정당으로 우뚝 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 스스로를 헌신해 가며 국민을 최우선으로 여겼던 민주당의 배포를 보여줍시다. 끌어안을수록 온몸에 가시가 박히더라도 국민을 감동시키는 민주당이 됩시다. 그것이 수권정당 민주당의 길입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