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균형발전300 선정 3년째…청년·4차산업 거점 추진 상황은 불투명
골프장엔 별도 40억 체육시설 추진…당초 개발계획 변경 여부도 밝혀야
강진군이 옛 성화대학교 골프장을 생활체육·여가 공간으로 조성한다. 국비와 도비 40억원을 들여 기존 골프연습장 건물을 어린이 체육시설과 골프 체육공간으로 바꾸는 사업이다. 올해 설계를 마치고 2027년 1월 착공할 예정이다.
폐교 시설을 주민 공간으로 되살리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반길 일이다. 하지만 옛 성화대에는 이보다 먼저 추진된 훨씬 큰 사업이 있다.
330억원 규모의 ‘전남형 균형발전300 프로젝트’다.
강진군은 2023년 이 사업에 선정된 뒤 옛 성화대를 청년과 4차산업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2024년에는 활성화 기본계획까지 발표했다.
당시 계획대로라면 이미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어야 한다.
7만평 폐교를 청년·4차산업 거점으로
옛 성화대는 약 7만평의 부지와 8개 동의 건물로 이뤄져 있다. 2012년 폐교한 뒤 장기간 방치되다가 강진군이 2023년 9월 관련 재산을 매입했다.
강진군이 당시 내놓은 계획은 단순한 폐교 정비 수준이 아니었다.
330억원을 투입해 디지털 혁신 체험관을 만들고 AI, 모빌리티, UAM, IT·SW, 실감형 콘텐츠, 헬스케어 관련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스타트업 기업의 입주와 창업을 지원하고 워케이션과 레지던스도 만들기로 했다. 주변 산지에는 숲공원과 무장애 나눔길, 숲속의 집을 조성하고 골프연습장과 세림관은 민간투자를 받아 골프 특화 유스호스텔로 개발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지역활력타운과 목포대 연계 스타트업 벤처타운도 계획에 들어갔다.
말 그대로 폐교 하나를 새로운 산업·관광·정주 거점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었다.
일정도 제시했다.
2024년 말까지 학교시설 해지와 중앙투자심사 등 행정절차를 마치고 2025년 착공한다는 목표였다.
2024년 12월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고, 2025년 3월에는 ‘청년 글로컬 플랫폼’ 설계공모도 진행됐다.
여기까지는 계획대로 움직였다.
그런데 2026년, 어디까지 왔나
문제는 그 이후다.
2026년 9월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330억원 규모 균형발전300 사업이 실제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다.
2025년 착공을 목표로 했던 청년 글로컬 플랫폼은 실제 착공했는지, 330억원 가운데 지금까지 얼마가 집행됐는지, 전체 공정률은 어느 정도인지 명확한 설명을 찾기 어렵다.
기업 유치도 마찬가지다.
강진군은 기본계획 발표 당시 AI 모빌리티와 UAM, IT·SW, 실감형 콘텐츠, 헬스케어 관련 기업들이 입주의사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2년이 지난 지금은 ‘입주의사’보다 결과를 확인할 때다.
실제 계약을 맺은 기업은 몇 곳인지, 성화대에 들어온 기업은 있는지, 투자가 이뤄졌는지,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는 몇 개인지가 나와야 한다.
골프장에는 별도 40억원 사업
이런 상황에서 강진군은 지난 16일 옛 성화대 골프장 활용계획을 새로 발표했다.
기존 4층 건물 가운데 1~2층에는 키즈카페와 다목적체육관 등을 갖춘 어린이 국민체육센터를 만들고 3~4층은 골프 체육공간으로 정비한다.
국비 30억원과 도비 10억원 등 40억원을 확보했고 2027년 1월 착공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330억원 규모 균형발전300 사업과는 별개다.
때문에 오히려 기존 사업의 진행 상황이 궁금해진다.
특히 골프장 활용방안은 2024년 발표와 달라졌다.
당시 기본계획에는 세림관과 골프연습장을 민간투자를 받아 ‘골프 특화 유스호스텔’로 개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여러 기업·기관과 협의하고 있으며 민간투자사와도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강진군은 설명했다.
2년 뒤 같은 골프장에는 민간 유스호스텔이 아닌 공공재정 40억원을 들이는 체육시설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유스호스텔 사업과 체육시설을 함께 추진하는 것인지, 민간투자 계획이 변경된 것인지, 유스호스텔 사업을 접고 체육시설로 방향을 바꾼 것인지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알기 어렵다.
공모 선정과 사업 완료는 다르다
옛 성화대를 둘러싼 공모 선정 소식은 계속됐다.
2025년에는 지역활력타운 공모에도 선정됐다. 옛 성화대 부지에 공동주택과 타운하우스 등 70세대를 조성하는 231억원 규모 사업이다.
드론특별자유화구역 지정도 이뤄졌다.
각각 의미 있는 결과다.
다만 공모에 선정되고 사업비를 확보한 것과 실제 시설이 들어서 주민들이 이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330억원 균형발전300, 231억원 지역활력타운, 40억원 생활체육시설 등 성화대를 대상으로 여러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전체 사업의 진행 상황은 오히려 알아보기 어려워졌다.
어느 사업에 얼마가 들어가고 있는지, 기존 사업과 새 사업은 어떻게 연결되는지, 당초 계획에서 빠지거나 변경된 사업은 무엇인지 정리가 필요하다.
330억원 중 지금까지 얼마 썼나
무엇보다 확인해야 할 것은 돈이다.
330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는 발표만으로 사업의 성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2023년부터 현재까지 연도별로 얼마의 예산이 편성됐고 실제 얼마가 집행됐는지, 이월된 금액은 얼마인지 공개할 필요가 있다.
당초 2025년 착공, 2026년 준공을 목표로 했다면 현재 공정률과 준공 예정일도 주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사업이 늦어졌다면 늦어진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업내용이 바뀌었다면 변경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변경이나 지연 자체가 아니다.
수백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 처음 발표했던 계획과 달라졌다면 주민들이 그 과정을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조감도보다 공정표가 필요하다
강진군이 옛 성화대를 매입해 활용에 나선 것은 폐교 이후 장기간 방치됐던 공간을 되살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역활력타운과 생활체육시설 등 새로운 사업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성화대 개발을 처음 알렸던 330억원 균형발전300 사업은 별개의 문제다.
2023년 사업에 선정됐고, 2024년에는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발표됐다. 2025년에는 설계공모까지 진행됐다.
이제 2026년이다.
새로운 사업계획이나 조감도를 보여주기에 앞서 이미 발표한 사업이 어디까지 왔는지 보여줄 때다.
330억원 가운데 지금까지 얼마를 썼는지, 무엇을 만들었는지, 몇 개 기업이 들어왔는지, 몇 명의 일자리가 생겼는지.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질문이 남는다.
2025년 착공한다던 옛 성화대 균형발전300 사업은 지금 어디까지 왔나.
강진군의 설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