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햇빛소득마을을 위한 계통 인프라 및 부지 확보 방안](/_next/image?url=https%3A%2F%2Fcphcgtdyzpfypwzjtkas.supabase.co%2Fstorage%2Fv1%2Fobject%2Fpublic%2Farticle-images%2Farticles%2F1779619353009_1gsrr.jpg&w=1920&q=75)
배보람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 계통 포화·부지 확보 현실과 대안 제시
2026년 5월 22일 국회입법조사처 토론회 발제 요약
재생에너지 전환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 이재명 정부의 제1차 신재생에너지기본계획은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30%를 목표로 내걸었고, 정부는 초·중·고교, 국공립대학, 도로, 철도, 영농형 등 다양한 공공 공간에 태양광 보급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녹색전환연구소 배보람 부소장은 이 거대한 확장의 한가운데서 정작 햇빛소득마을이 마주친 두 가지 현실적 장벽을 날카롭게 짚었다. 부지와 계통이다.
재생에너지는 늘어나는데, 계통은 이미 포화
배 부소장이 제시한 전력계통 수용 가능량 지도는 충격적이다. 2026~2030년 현재 전남·전북 권역은 계통수용량이 이미 임박하거나 초과한 상태다. 2031~2035년에는 호남권은 물론 영남권 일부까지 빨간 신호가 켜진다. 2036년 이후에야 수도권 비중이 높아지면서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
농촌 지역에 재생에너지 사업이 집중되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 땅값이 저렴하고 일사량이 풍부하며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여기에 햇빛소득마을까지 집중되면 계통 포화는 더 빨라진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삼척이다. 한전이 자신의 송전선로 옆에, 한전이 직접 비용을 들여 지어 준 발전소가 계통에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지역 MBC를 통해 알려졌다. 배 부소장의 질문은 직격이었다. "한전 발전소도 못 붙는데, 햇빛소득마을 500개의 우선접속을 어떤 근거로 보장할 수 있겠는가."
정부는 ESS(에너지저장장치)를 우회 경로로 내놓았다. 계통 부족지역에 한해 ESS 설치비를 정부 50%·지방정부 40%까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배 부소장은 이 해법의 한계를 세 가지로 지적했다. 첫째, ESS를 추가하면 설치비가 2~2.5배 증가한다. 둘째, 나머지 10%는 마을 추가 부담이다. 셋째, 지방정부 40% 부담에서 기초자치단체와 광역자치단체 간 분담 비율이 확정되지 않았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기초 지자체일수록 이 40%가 사업 추진의 병목이 될 수밖에 없다.
긍정적인 소식도 전했다. 전기사업법·분산에너지법 개정안이 5월 19일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다. 1MW 이하 공익형 주민참여 재생에너지 사업에 배전망 접속 우선권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우선접속 혜택이 성장촉진지역 70개 군으로 한정돼 있어, 전체 157개 시·군 중 44.6%에만 적용된다. 전남 장흥군은 성장촉진지역에 포함되지만, 강진·고흥·보성의 경우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배 부소장은 시행령을 통한 대상 지역 확대 검토를 촉구했다.
부지 확보, 공공이 먼저 나서야
계통만큼 시급한 것이 부지다. 배 부소장은 햇빛소득마을의 핵심 부지 유형을 네 가지로 분류했다.
가장 유망한 것이 저수지다.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는 전국에 1만7,000여 개에 달한다. 수면 위에 수상태양광을 설치하면 농지 잠식 없이 대규모 발전이 가능하다. 농어촌공사는 이미 저수지 임대 기준을 마련하고 있으며, 수익금의 일정 비율을 주변 마을에 배분하는 방식도 시범 운영 중이다.
두 번째는 비축농지다. 한국농어촌공사가 보유한 비축농지의 경우, 공사 측이 50% 이상의 임대료를 내리도록 협의하면 사업화 가능성이 높아진다. 세 번째는 국공유재산이다. 저수지·하천·도로변 등 국가 및 지방정부 소유 자산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경우, 국유재산법과 물물관리법에 따라 허가 기준이 달라진다. 배 부소장은 각 지자체별 공유재산 활용 가이드라인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네 번째는 마을 공유부지다. 마을 창고·공동작업장·주차장 지붕 등 마을 자체 소유 자산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부지 문제가 가장 단순하다. 다만 규모가 제한적이라 단독으로는 사업 규모(300kW 이상)를 맞추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발전사업 허가 절차, 지금이 가장 큰 장벽
배 부소장이 특히 강조한 것은 발전사업 허가 절차의 현실적 어려움이다. 2024년 계통문제로 신규 태양광 허가에 사실상 모라토리엄이 있었던 전남지역에서, 분산에너지법 개정을 통해 계통접속에 연결된 전기사업허가와 개발행위허가를 함께 얻어야 하는 복잡성이 남아 있다. 특히 허가 시기에 따라 지자체마다 기준이 달라 마을 입장에서는 안개 속을 걷는 상황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배 부소장은 세 가지 즉시 조치를 제안했다. 첫째, 행정안전부 추진단이 각 지자체별 공유재산 허가 기준과 사용료를 일괄 조사해 '공유재산 활용 가이드라인'을 수립한다. 둘째, 발전사업허가와 개발행위허가의 6개월 이내 처리를 제도화하고, 햇빛소득마을에 한해 허가 처리 우선순위를 부여한다. 셋째, 공유재산(국·공유재산) 활용 시 사용료를 제산가격의 1% 이하로 낮추는 방향으로 지자체와 국가 지침을 정비한다.
구양리가 보여준 가능성
배 부소장은 발제를 시작하며 여주 구양리 햇빛두레발전협동조합을 선례로 제시했다. 마을 주민 120여 명이 지분 100%로 협동조합에 참여해 2024년 4월 1MW 규모(6개 단지, 988kW) 발전소를 가동했다. 총 사업비 약 16억 7천만 원 중 정부 보조금은 한 푼도 없었다. 신재생에너지 융자 10.2억 원, 신협 대출 4.2억 원, 자부담 2.3억 원으로 조달했으며, 자부담에는 한강수계관리기금과 SK하이닉스 보상금이 포함됐다. 연평균 1억 원(월 1천만 원 수준)의 순수익을 내고 있다.
배 부소장의 결론은 분명했다. "구양리 모델이 가능했던 이유는 마을이 이미 신뢰와 자산을 축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지와 계통 문제는 기술·행정적으로 해결 가능하지만, 마을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해결된 부지와 계통도 누군가 다른 사람의 것이 된다."
이 기사는 2026년 5월 22일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열린 토론회 자료집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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