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사업이 9개로 쪼개진 사례부터 23개 업체에 자연스럽게 분리된 사례까지… 시민이 알아야 할 판단 기준
한 사업이 여러 건으로 쪼개져 같은 날 발주되는 사례 — 이른바 '분리 발주' — 가 권역 4개 군에서 지난 5개월간 약 635건 확인됐다.
그 가운데 합계 금액이 2,000만원을 넘는 사례가 약 430건으로, 이는 입찰 회피 가능성이 점검될 만한 규모다.
다만 분리 발주가 모두 위법이라는 뜻은 아니다.
다산어보는 시민이 어떤 분리가 자연스럽고 어떤 분리가 의심스러운지 판단할 수 있도록, 권역의 실제 풍경을 정리했다.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25조는 일정 금액 이하의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일반적으로 추정가격 2,000만원 이하의 물품·용역, 4억원 이하의 건설공사 등이 대상이다.
한도를 넘으면 입찰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한 사업을 여러 건으로 나누면 각각의 건이 한도 안에 머물게 된다. 이것이 분리 발주가 때때로 입찰 회피의 도구가 될 수 있는 이유다.
권역 한 군에서는 약 5억원 규모의 한 건축공사 사업이 자재 종류별로 9개 건으로 쪼개져 같은 날 발주됐다.
외벽패널·지붕재·블록·그레이팅·맨홀박스·콘크리트·레미콘·아스팔트 등이 각각 다른 일곱 개 업체에 분리됐고, 일부 자재는 같은 업체에 다시 두 건으로 나뉘었다.
이 사업의 자재가 통합 발주됐다면 입찰 의무가 발생했을 규모다. 다산어보는 이 사례의 발주 사유와 절차를 창간 이후 군청에 직접 확인해 후속 보도로 전할 계획이다.
물론 모든 분리 발주가 의심스러운 것은 아니다.
또 다른 군에서는 '가축질병 예방약품 구입' 사업이 같은 날 29건으로 분리 발주된 사례가 있었다. 처음 보면 놀라운 숫자다. 그러나 살펴보면 23개의 서로 다른 약품 제조사에 골고루 분리됐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의약품은 종류별로 제조사가 사실상 정해져 있어, 한 업체가 모든 약품을 공급할 수 없는 구조다. 이런 분리는 자연스러운 합법 패턴이다.
두 사례의 차이는 명확하다.
가축질병 약품처럼 자재나 서비스의 성격상 다른 업체가 받을 수밖에 없는 경우의 분리는 합리적이다.
그러나 같은 사업의 자재를 종류별로 잘게 쪼개 결과적으로 통합 발주가 피해진 것으로 보이는 경우는 시민의 검증이 필요하다.
핵심 질문은 하나다 — "분리할 만한 충분한 사유가 있었는가."
권역 4개 군에서 같은 날·같은 업체에 분리된 635건의 사례 가운데, 합계 약 263억원이 이런 방식으로 처리됐다.
한 업체가 하루에 5건 이상 받은 케이스가 52건이고, 한 업체가 하루에 최대 28건을 받은 사례도 확인됐다.
모든 사례가 의심스러운 것은 아니나, 적어도 그 규모와 빈도는 시민이 알아둘 만한 정보다. 다산어보는 이 데이터를 토대로 의심이 짙은 사례부터 군청에 발주 사유를 확인하고, 답변을 받는 대로 후속 보도로 전하겠다.
각 군의 계약공시 시스템에서 시민도 직접 분리 발주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다산어보는 그 흩어진 정보를 한곳에 모아 흐름과 패턴이 보이도록 정리하는 역할을 자임한다.
※ 본 기사는 다산어보가 자체 구축한 데이터 분석 시스템과 AI(Claude)의 보조를 받아 작성됐으며, 모든 사실관계는 편집국이 직접 검증했다.
분석 대상 원본 데이터는 각 군청의 공식 계약공시 시스템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