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거·공간·공동체·문화… 같은 문제, 다른 해법
2025년 세부사업별 세출 결산 분석
2025년 전라남도 고흥·보성·장흥·강진 4개 군이 청년 관련 사업에 실제로 집행한 결산액은 얼마일까.
다산어보가 행정안전부 2025년 세부사업별 세출 결산자료(지방재정365)를 분석한 결과, 4개 군 합산 청년 관련 결산액은 약 279억 원으로 집계됐다.
편성 예산(339억)의 82% 수준이다.
군별로는 고흥군 113억, 보성군 64억, 장흥군 48억, 강진군 39억 순이다.
숫자만 보면 고흥이 앞선다.
그런데 무엇을 위해 썼느냐를 들여다보면 4개 군의 방향이 뚜렷하게 갈린다.
고흥 — "청년이 머물게 하려면 집부터"
고흥군 청년 결산액 113억 원 가운데 주거 관련 사업이 두드러진다.
'청년 만원주택 부대시설 지원'에 30억 원, '청년 디딤돌 주거안정 지원'에 1억 9천만 원, '청년 취업자 주거비 지원', '청년월세 한시 특별지원', '청년부부 내 집 마련 대출이자 지원'까지 주거 관련 사업만 다섯 건이다.
청년을 붙잡으려면 일자리보다 살 곳이 먼저라는 판단이 읽힌다.
창업 지원도 다양하다.
'청년 창업 임대형 양식단지 조성'(20억),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센터 교육 운영'(16억), '지역연계형 청년 창업 지원', '청년 창업몰 운영 지원'까지 수산·농업·소상공인을 아우른다.
청년 농업인 영농정착 지원(14억)을 포함하면 고흥군 청년 지출의 뼈대는 정착→창업→주거로 이어지는 구조다.
보성 — "거점 공간을 짓겠다"
보성군은 120억 원을 편성했지만 실제 결산액은 64억 원이다.
집행률 53%로 4개 군 중 가장 낮다. 건립 사업 지연이 주된 원인이다.
'벌교 농공단지 청년문화센터 건립'(18억 편성)과 '미력농공단지 청년문화센터 건립'(12억 편성)은 올해 안에 사실상 착공을 못 했다.
그럼에도 방향성은 분명하다.
청년이 모이고 활동할 거점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돌봄 분야도 특징적이다.
'청년이 아이 키우기 좋은 돌봄환경 조성'에 24억 원을 집행했다.
4개 군 단일 사업 최대 집행액이다. 청년을 새로 유입하기보다 이미 있는 청년 가족을 붙잡는 데 무게를 뒀다.
장흥 — "함께 배우고 함께 산다"
장흥군 청년 결산액 48억 원의 핵심은 '중흥촌 청년자립학교 조성'(18억)이다.
청년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자립하는 공간을 만드는 사업으로, 4개 군 가운데 가장 독특한 모델이다.
집행률은 95%로 4개 군 중 가장 높다. 예산 규모는 작지만 계획한 것을 실제로 집행하는 실행력에서 앞선다.
청년농업인 영농정착(10억), 청년어업인 영어정착, 청년 근속장려금, 청년 결혼축하금까지 농어업 기반 정착 지원이 고르게 포진해 있다.
강진 — "문화와 교육으로 청년을 잇는다"
강진군은 결산액(39억) 규모는 4개 군 중 가장 작지만 사업 성격이 다르다.
'천년문화 강진, 청년 글로컬 플랫폼'(10억)은 강진의 역사·문화 자원을 청년 활동과 연결하려는 시도다.
'청년대학 운영', '청년성장프로젝트(청년카페)', '청년마을 공유주거 운영', '정주청년 도예가 모집'까지 강진 고유의 문화적 색채가 사업 전반에 깔려 있다.
같은 농촌, 다른 해법
4개 군은 모두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이라는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 해법의 방향은 다르다. 고흥은 주거로, 보성은 공간으로, 장흥은 공동체로, 강진은 문화로 청년을 잡으려 한다.
어느 방향이 맞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결산액이 곧 정책의 완성은 아니다.
다산어보는 2편에서 4개 군 결산 규모가 왜 이렇게 차이 나는지, 인구 1인당 청년 지출은 얼마인지를 따져본다.
자료: 행정안전부 2025년 세부사업별 세출현황(지방재정365), 집행일자 기준 2025년 12월 31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