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우주 인디제이 대표, 전남광주 스타트업 공동체 포럼서 '지역 AI 펀드·기본소득' 연계 모델 제안
2026. 5. 26. | 전남 광주 스타트업 공동체포럼
"지역 스타트업이 삼중고를 겪던 시절은 지났습니다. 지금은 100년 만의 기회입니다."
26일 광주 아이플렉스 1층 '스타트업 밸'에서 열린 '전남광주 스타트업 공동체 포럼'에서 주식회사 인디제이 정우주 대표가 이같이 말하며 광주전남 통합특별시 출범에 맞춘 스타트업 생태계 혁신 방안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자문위원도 맡고 있다.
▣ 삼중고 끝, '세 가지 기회' 왔다
정 대표는 최근 몇 년간 지역 스타트업이 겪어온 어려움을 '삼중고'로 압축했다. ▲R&D 예산 삭감 ▲스타트업 펀드 예산 축소 ▲지역 예산 부족이 동시에 겹치며 지역 창업 생태계가 크게 위축됐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지금은 흐름이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R&D 및 펀드 예산이 다시 늘어나는 데다, 무엇보다 광주광역시 연간 예산 7조 원, 전라남도 예산 10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20조라는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광주전남의 미래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전남 광주지역은 오랫동안 민중 운동을 해왔고 나라를 위해 희생했지만 경제적으로 혜택을 받은 적이 거의 없었다. 지금이 바로 그 기회"라며 "이 자원을 창업자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실리콘밸리에서 배운 교훈, 광주의 현실과 대비
정 대표는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자 과정 이수 경험을 바탕으로 실리콘밸리의 성공 요인을 세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는 '동문 네트워크(Alumni Line)'다. 실리콘밸리에서는 기술 기업과 투자사들이 동문을 중심으로 서로 협업하고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 나간다. 페이팔 마피아도 이러한 얼럼나이 문화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둘째는 단계별로 세분화된 투자 생태계다. 스타트업의 각 성장 단계(시리즈)에 맞는 적시적도의 자본이 공급되어,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이 시장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는 점이다.
셋째는 기업-대학-공공 간 협력 생태계다. 대기업 출신 창업자의 스타트업에 전 직장이 기술 협업·조달·인수합병 등으로 연결되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반면 광주의 현실은 이와 정반대에 가깝다고 짚었다. 창업자와 취업 준비생 모두 '광주에서 그걸 왜'라는 패배주의에 사로잡혀 있고, 투자 자원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공공기관 일부에서는 기업에 대해 '일단 규제해야 한다'는 적대적 문화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또 지원금 경쟁이 격화되면서 지역 기업 간 협력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 지역 펀드의 구조적 한계 지적
정 대표는 지역 펀드 조성 현황을 수치로 짚어 자원 부족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타 광역시 대비 광주전남 지역 펀드 규모는 약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1,000억 원 규모의 펀드가 조성된다 해도 지역 의무 투자 비율은 20%로, 실제 지역 투자 의무분은 200억 원으로 줄어든다. 그나마도 수도권 VC가 지역 펀드 운영사로 선정되면 지역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이미 검증된 수도권 스타트업을 형식적으로 지역 본사로 전입시키는 '위장전입' 방식으로 의무 비율을 채우는 관행이 있다고 비판했다.
"1,000억 중 실제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업에 투자되는 금액은 100억 원도 안 된다"고 정 대표는 밝혔다. 또한 앵커 기업·투자자가 없어 지역 자본 조성 자체가 취약하고, 창업 성공 후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사례가 극히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 제안: 광주전남 AI 펀드 + AI 기본소득 연계 모델
정 대표는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방향의 모델을 제안했다.
① 글로컬 AI 유니콘 성장 펀드 조성
지역 스타트업의 시리즈별 단계에 맞춰 적시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세분화된 전용 펀드를 만들자는 구상이다. 단순 보조금 지급이 아닌 투자 방식을 택함으로써, 성장·엑시트(Exit) 시 수익을 회수해 재투자하는 자본 증식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운영위원회에 시민 참여를 포함해 위장전입 등 기존 문제를 방지하는 거버넌스도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② AI 전환 지원 + AI 기본소득 연계
콘텐츠, 농업, 제조, 물류, 로컬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분야 스타트업의 AI 전환을 지원하되, 보조금 형태가 아닌 생산성 향상 수익 공유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투자 수익의 일부는 시민 참여 출자 코드를 조성한 시민들에게 환원(가후천 또는 AI 기본소득 형태)하고, 나머지는 펀드에 재편입해 자본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정 대표는 "이 모델이 성공하면 지역 스타트업이 어깨를 겨우 내밀 정도로 성장하는 수준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기술과 사업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20조 원이라는 자원이 소비로 끝나서는 안 되고 자본 자산으로 남아 선순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연대해서 강력하게 주장해야 할 때"
정 대표는 발제를 마무리하며 이날 포럼 참석자들에게 연대를 촉구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사진 찍히는 행사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목소리가 실질적인 정책에 반영되는 기회의 장이 필요하다"면서 "지역 스타트업들이 연대해 AI와 AIX 도시, 스타트업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강력한 모멘텀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포럼은 강위원 전라남도 경제부지사의 기조발언, 그리고 광주전남 통합특별시의 미래에 대한 자유토론 순으로 진행됐으며, 전남광주 스타트업 북클럽이 주관했다.
이 기사는 2026년 5월 26일 전남광주 스타트업 공동체 포럼 현장 발제 음성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