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이 다리가 무너지면 농어촌기본소득도 무너진다"](/_next/image?url=https%3A%2F%2Fcphcgtdyzpfypwzjtkas.supabase.co%2Fstorage%2Fv1%2Fobject%2Fpublic%2Farticle-images%2Farticles%2F1779721266861_b9kfco.jpg&w=1920&q=75)
권상동 공동대표, 30년 농촌 정책 진화 분석으로 토론장 압도… 4인 토론자도 현장 증언 쏟아내
2026년 5월 22일 국회입법조사처 토론회 토론문 요약
발제가 끝난 뒤 50분의 종합토론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예상 밖의 자리에서 나왔다. 전국풀뿌리자치행동네트워크 권상동 공동대표는 토론자 신분으로 등단했지만, 발제 수준의 현장 분석을 토론문으로 제출했다. 30년 농촌 정책의 계보를 짚고, 햇빛소득마을이 그 흐름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논리적으로 구성한 뒤, 다섯 가지 위기 진단과 즉시 실행 가능한 다섯 가지 제안을 내놓은 것이다.
권상동 (전국풀뿌리자치행동네트워크 공동대표) — "마을이 먼저, 햇빛은 그다음"
권 대표는 현장을 다니며 가장 자주 들은 두 마디로 토론을 시작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사업인지 모르겠는데 에너지 회사 사람이 자꾸 찾아온다"와 "강사가 와서 서류 작성만 가르치고 갔다". 이 두 마디 안에, 그가 준비한 다섯 가지 진단이 모두 담겨 있다고 했다.
햇빛소득마을을 30년 흐름 위에 놓다
권 대표는 이 사업을 한국 농촌 마을소득 정책 30년 진화의 4단계로 규정했다. 1990년대 체험마을·마을기업(노동 중심) → 2010년대 마을연금 개념(정읍 솔티 송죽마을 등) → 자산기반 연금(신안 햇빛연금, 여주 구양리 모델) → 그리고 지금의 햇빛소득마을이다. 5단계는 이미 시작된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이다.
여기서 권 대표는 이 사업이 단순한 발전사업이 아니라 "자산기반 마을연금과 농어촌기본소득 사이를 잇는 네 가지 다리"라고 규정했다. 재원 메커니즘의 다리(마을 공유부 수익 + 정부 융자 85%), 분배 단위의 다리(마을 한정 노인에서 협동조합 전 주민으로), 공유부 개념의 다리(마을 자산에서 국가 공유부로), 거버넌스의 다리(마을 자치와 행정 지원의 첫 결합)가 그것이다.
그는 경고했다. "이 네 가지 다리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5단계 기본사회 정책은 핵심 작동원리를 잃는다. 마을이 외부 사업자에 외주화되면 공유부 개념이 무너지고, 계통 접속 실패로 발전소가 가동하지 않으면 신안의 5만 원 햇빛연금 모델이 작동 불능이 된다."
다섯 가지 현장 진단
권 대표가 제시한 다섯 가지 진단은 발제자들의 분석을 현장의 언어로 재구성한 것이었다.
진단 첫째는 공모 단위의 어긋남이다. 행정리 기준을 고수하면 오히려 사업이 가능한 마을, 의지가 있고 부지가 있는 마을이 자격 미달이 되는 역설이 발생한다.
진단 둘째는 강사단 부재다. 공고에서 1차 마감까지 단 두 달. "강사가 설명을 못 하면 더 자세히 설명해 주는 사람의 말을 듣는다. 그 자리를 에너지 회사 영업사원이 채우고 있다."
진단 셋째는 약탈적 사업자의 3단계 침투다. 마을 유력인사 접촉 → "자부담도 서류도 다 해드리겠다, 도장만 찍으면 된다" → 10년 운영 권한 위임 요구. 마을이 받을 REC 주민참여 가중치와 인구감소지역 가점 인센티브까지 사업자 몫이 된다. 권 대표는 단호하게 규정했다. "이것은 마을 자산화가 아니라 마을 외주화다."
진단 넷째는 계통 포화다. 신안군이 농어촌기본소득 15만 원에 햇빛연금 5만 원을 더하는 모델이 작동하려면, 그 발전소가 계통에 연결돼야 한다. 계통 접속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농어촌기본소득 지역 자체 재원 모델의 작동 조건이다.
진단 다섯째는 현장지원단 구조의 공백이다. 한국전력·에너지공단 중심의 현장지원단에 마을공동체·자치 담당 부서가 없다. 지자체에서는 에너지 부서 단독으로 추진하고 자치·복지 부서는 사업 진행도 모른다.
즉시 실행 가능한 다섯 가지 제안
권 대표는 새로운 입법 없이 시행령·고시·예산으로 즉시 실행 가능한 조치를 다섯 가지 제안으로 정리했다. ①영농형 태양광 특별법 시행령에 "햇빛소득마을은 마을 공유부를 마을 기본소득으로 전환하는 사업"이라고 명시, ②읍·면 단위 공동 신청 트랙 신설과 최소 6개월 숙성기간 의무화, ③강사단에 정읍 솔티·포천 장독대·익산 성당포구·여주 구양리 등 실제로 마을자산을 만들어 본 활동가 우선 위촉, ④행정안전부 장관이 마을-사업자 표준계약서(권한 위임 상한·수익 분배 하한·마을 일방 해지권) 즉시 고시, ⑤현장지원단 공식 구성원에 행안부 마을공동체 담당부서와 농식품부 농촌협약 담당부서 추가.
박은재 (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연합회 이사) — "전남·전북 출력제어, 보상도 없다"
박은재 이사는 전남·전북의 계통 현실을 가장 생생하게 전달했다. "최근 전남·전북에 출력제어가 예년보다 더 잦아졌다. 90kW 이상 태양광에 출력제어가 이뤄졌고, 전주 시민 햇빛발전소도 대상이 됐다. '전력거래소 급전지시' 명목으로 선 제어 후 알림으로 이뤄지며, 출력제어량에 대한 보상도 없다."
그는 '소득'이라는 단어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을 주민은 소득에 관심이 있고, 시공업체는 자신들의 소득에 매몰돼 있다. 정확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기초 지자체는 기존 태양광 시공업체에 도움을 요청하고, 업체는 '무조건 돈이 되는 사업'이라고 어필한다. 이 과정에서 부정확한 정보가 확산된다.
협동조합 문제도 강하게 제기했다. "협동조합을 구성하기 위해 정관을 숙의하고 합의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린다. 그런데 이 사업에서는 협동조합이 뚝딱 만들어지는 것처럼 전제한다. 관련 토론회에서 '페이퍼 협동조합'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그는 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연합회 회원 조합들이 현장지원단의 요청이 있을 경우 역량을 공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정재형 (햇빛소득마을추진단 지원총괄과 서기관) — "계통 우선접속 지역 범위, 시행령으로 확대 검토"
정부 추진단 입장에서 발언한 정 서기관은 올해 700개 이상, 2030년까지 3,000개 이상 조성 목표가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전기사업법·분산에너지법 개정안이 5월 19일 상임위를 통과해 1MW 이하 공익형 주민참여 재생에너지 사업에 계통 우선접속 권한이 생긴 것도 소개했다.
다만 이 혜택이 성장촉진지역 70개 군으로 한정돼 있다는 현장의 지적을 수용했다. "5년마다 재지정하는 성장촉진지역 특성상 적기 확대가 어렵다. 법상 지역 제한을 시행령으로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융선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전략사업팀장) — "마을을 수혜자가 아닌 경영 주체로"
최 팀장은 행정이 마을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장지원 논의에서 기술적 이해나 인허가 절차 지원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주민 의사결정 과정보다 기술이 앞선다."
여주 구양리 사례를 가리키며 "한강수계관리기금을 활용해 토지를 늘리고 마을기금을 투자로 연결해 종자돈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 보조금 지원은 마을의 경영 역량을 키우지 못한다는 지적이었다. 사업 단위를 읍·면으로 유연화하고, 기존 협동조합의 설비 증설 참여를 허용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하혜영 (국회입법조사처 선임연구관) — "설비만 깔고 거버넌스 없으면 10년 후 폐허"
하 연구관은 이 사업이 재생에너지·주민자치·마을공동체·농촌개발의 복합적 성격을 지닌 만큼 부처 간 역할 중복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주관부처 역할 명확화와 부처 간 협력 거버넌스 제도화가 필요하다.
공동체 사업의 고질적 패턴도 경고했다. "초기 지원 단계에서는 성과를 보이나 보조금 종료 후 운영이 약화되는 사례가 반복된다. 장기 유지관리 계획, 운영 평가 체계, 유지관리기금 조성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그의 마무리는 토론회 전체의 결론이기도 했다. "설비 구축보다 지속가능한 거버넌스 체계 마련이 핵심 과제다."
이 기사는 2026년 5월 22일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열린 토론회 자료집 토론문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토론은 노계향 함께자치연구소장의 좌장 진행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관련 기사: 총론 / 발제① 부지·계통 / 발제② 경제성 / 발제③ 관계·자치역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