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성군 육상풍력 집적화단지 추진…민관협의회 첫 논의
환경보전·난개발 방지·주민 이익공유 내세워
사업 규모·예상 수익·주민 환원액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 안 돼
보성군이 육상풍력발전 사업을 계획적으로 관리하고 발전수익을 지역사회와 나누기 위한 ‘육상풍력 집적화단지’ 추진에 나섰다.
보성군은 지난 8일 군청 소회의실에서 이상철 부군수를 비롯해 주민 대표, 풍력 분야 전문가, 보성군의회 의원, 관계 공무원 등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육상풍력 민관협의회를 열었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보성지역 육상풍력 자원 현황과 집적화단지 추진계획을 공유하고, 집적화단지 지정 신청을 위한 단계별 계획과 환경영향 최소화, 난개발 방지, 발전수익을 활용한 지역발전과 주민복지 방안 등을 논의했다.
육상풍력 집적화단지는 개별적으로 추진되는 풍력발전 사업을 지방자치단체가 일정 지역으로 유도해 계획적으로 개발하도록 하는 제도다. 환경성과 주민 수용성을 높이고 발전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지역사회와 공유한다는 것이 제도의 취지다.
보성군 역시 개별 풍력발전 사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난개발을 줄이고, 지자체가 주도하는 계획적인 풍력발전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군은 앞으로 환경성 검토와 전력계통 연계, 주민 의견수렴 등을 거쳐 집적화단지 지정을 추진하고 발전수익이 지역사회와 군민에게 환원되는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주민과 이익을 공유하는 풍력발전’이 실제 주민에게 어떤 혜택을 가져올지는 아직 공개된 정보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이번 민관협의회 개최를 다룬 여러 보도에서는 주민 이익공유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풍력발전단지의 구체적인 사업 규모와 총사업비, 예상 발전수익, 지역사회에 환원되는 수익의 규모와 비율 등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주민에게 중요한 것은 ‘이익을 공유한다’는 선언보다 실제로 얼마의 이익이 발생하고 그 가운데 얼마가 지역에 남느냐는 것이다.
또 하나 따져볼 것은 ‘주민’의 범위다.
풍력발전 시설과 가까운 지역 주민과 보성군 전체 주민의 이해관계가 반드시 같다고 볼 수 없다. 발전시설과 송전시설, 진입도로 등이 들어서는 지역은 경관과 생활환경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겪을 수 있다. 반면 발전수익을 주민복지 등에 사용할 경우 혜택은 보다 넓은 지역에 돌아갈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마련될 이익공유 방안에는 발전수익의 규모뿐 아니라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얼마의 혜택을 받게 되는지 구체적인 기준이 담길 필요가 있다.
민관협의회의 대표성도 살펴볼 대목이다. 이번 협의회에는 주민 대표를 포함해 전문가와 군의원, 관계 공무원 등이 참여했다. 앞으로 사업 대상지역과 규모가 구체화되면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어떤 방식으로 협의회에 반영되는지도 공개될 필요가 있다.
보성군은 집적화단지 지정에서 주민과의 투명한 소통과 수용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향후 주민들에게 공개돼야 할 내용도 비교적 명확하다.
풍력발전 사업의 전체 규모는 얼마인지, 예상되는 연간 발전수익은 어느 정도인지, 수익 가운데 지역사회에 돌아오는 몫은 얼마인지, 주민 이익공유 대상과 배분 기준은 무엇인지, 그리고 환경과 경관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평가하고 관리할 것인지다.
풍력발전이 필요한가 아닌가라는 찬반만으로 이번 사업을 바라볼 필요는 없다.
지역의 바람과 산림, 경관이라는 자원을 이용해 경제적 가치가 만들어진다면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담과 이익을 지역사회가 어떻게 나눌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보성군이 말하는 ‘주민 상생형 풍력발전’의 성패 역시 풍력발전기가 몇 기 들어서느냐보다 발전으로 만들어진 이익이 실제 지역사회에 얼마나 남는지에 따라 평가받게 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주민과 이익을 공유하겠다’는 약속을 구체적인 숫자로 보여주는 일이다.
다산어보 편집국
※ 이 기사는 보성군의 공개자료와 2026년 9월 9일 현재 공개된 언론보도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비평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