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광역의원·군의원 전 층위에서 확인된 민주당의 균열
6월 3일(수)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전남 전체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기초단체장 의석은 4년 전보다 오히려 늘었다.
그러나 강진군과 장흥군은 전남의 흐름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군수·광역의원·군의원을 통틀어 민주당이 가진 의석은 두 군 모두 4년 전보다 줄었고, 핵심 직위는 다른 정당과 무소속에 넘어갔다.
▣ 민주당 의석 변화 — 숫자가 먼저 말한다
비례대표를 포함한 두 군의 민주당 당선 의석을 2022년과 2026년으로 나란히 놓으면 변화가 뚜렷하다.
군수와 핵심 광역의원이 빠져나갔다.
군의원은 중선거구제 덕에 일부를 지켰지만, 그것이 민주당 지지 기반이 건재하다는 증거는 아니다.
강진 2022 | 강진 2026 | 장흥 2022 | 장흥 2026 | |
|---|---|---|---|---|
군수 | 공천 없음 | 0석 (낙선) | 1석 | 0석 (낙선) |
광역의원 | 1석 (차영수) | 0석 (진보 강광석 ) | 제 1 선거구 0석(진보 박형대) | 제 1 선거구 0석(진보 박형대) |
광역의원 | — | — | 제2선거구 1석 (윤명희) | 제2선거구 1석 (윤명희) |
광역의원 비례 | 1석(김주웅) | 0석 해당사항없음 | 0석 해당사항 없음 | 0석 해당사항없음 |
군의원 지역구 | 6석 | 5석 | 6석 | 4석 |
군의원 비례 | 1석 (유경숙) | 1석 (김경) | 1석 (홍정임) | 1석 (김옥화) |
군의원 의석수(비례 포함) | 7석 | 6석 | 7석 | 5석 |
▣ 군수: 강진은 '인물'이 이겼고, 장흥은 '조국혁신당'이 뒤집었다

▲ 장흥·강진 군수 득표수 비교. 강진원과 사순문의 4년 사이 변화가 대비된다.
강진군수 선거에서 강진원(무소속)은 2022년 11,659표, 2026년 12,584표로 득표를 늘려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두 번 모두 무소속이었다.
다만 2022년에는 민주당 공천 자체가 없었고, 2026년에는 현직 군수로서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배제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상대 민주당 후보 차영수는 8,914표에 그쳤다. 2022년 민주당 광역의원으로 당선됐던 차영수가 군수에 도전했다 낙선한 것이다.
그 광역의원 자리는 진보당에 넘어갔다.
장흥군수는 극적인 역전극이었다.
사순문은 2022년 무소속으로 출마해 3위(2,706표, 12.0%)에 그쳤다.
4년 뒤 조국혁신당 간판을 달고 11,349표(50.6%)로 1위를 차지했다. 4.2배 증가다.
민주당 현직 김성은 2022년 10,162표에서 2026년 11,101표로 오히려 득표를 늘렸지만 졌다. 상대방이 더 빠르게 올라온 결과였다.
▣ 광역의원: 강진은 역전, 장흥은 진보당 재확인

▲ 광역의원(도의원→통합시의원) 득표수 비교. 강광석의 급성장이 사순문과 닮은꼴이다.
강진군선거구 광역의원에서 강광석(진보당)은 2022년 3,745표(3위, 17.8%) → 2026년 10,760표(1위, 51.0%)로 뛰어올랐다. 2.9배다.
2022년 무소속 곽영체가 얻었던 7,754표가 2026년 사라진 자리에 강광석의 증가분(+7,015표)이 채워졌다.
비민주 표심이 한 사람에게 집결된 구도다.
이 선거에서 눈여겨볼 연결고리가 있다.
2022년 강진 광역의원으로 당선된 차영수(민주, 9,491표)가 2026년에 군수에 도전했다.
그가 비워둔 자리는 결국 진보당 강광석에게 돌아갔다.
민주당은 광역의원 자리를 지키지 못한 채 군수 도전도 실패한 셈이다.
장흥군제1선거구는 2022년에도 이미 진보당 박형대가 7,289표(62.0%)로 압도적으로 이긴 곳이었다.
2026년 박형대는 7,454표로 소폭 늘리며 재선에 성공했다.
장흥에서 진보당의 기반은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4년 전부터 뿌리내린 것이었다.
▣ 군의원: 장흥은 진보당 확장, 강진은 인물 중심

▲ 장흥군 군의원 득표수 비교. 나선거구에서 진보당 박순단의 진입이 두드러진다.
장흥 가선거구(3명 선출)에서 2022년 민주당 3명이 독식했던 자리에 2026년 진보당 서정란이 3,531표(1위)로 치고 들어왔다.
민주당은 2석으로 줄었고, 공천 3명 중 1명(김성민)은 낙선했다.
2022년 가선거구 1위(3,634표)였던 김재승(민주)은 이번 광역의원 선거에 도전했다가 박형대(진보)에게 4,417 대 7,454로 패배했다.
군의원 당선자가 광역의원에 도전했다 진보당에 밀린 사례다.
나선거구(3명 선출)에서는 더 선명한 변화가 나왔다.
2022년 민주당 3명 완전 독식 구도에서, 2026년 진보당 박순단이 2위(2,473표)로 당선됐다. 민주당 홍정임(2,238표)은 같은 당 백광철(2,339표)에도 밀려 낙선했다.

▲ 강진군 군의원 득표수 비교. 전원 인물이 교체된 나선거구 변화가 두드러진다
강진 가선거구(4명 선출)에서 2022년 3표 차이로 낙선했던 배홍준(무소속, 1,769표)이 2026년 민주당에 입당해 1,835표로 당선됐다.
반대로 2022년 민주당 후보였던 노두섭은 2026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1,299표로 낙선했다. 같은 사람이 정당만 바꿔 운명이 엇갈렸다.
나선거구(3명 선출)에서는 2022년 민주당 3명 독식 구도가 완전히 깨졌다.
무소속 김강민이 2,971표로 1위를 차지했고, 후보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 같은 출발, 다른 결말 — 홍정임과 유경숙
이번 선거가 남긴 가장 상징적인 대비는 두 여성 정치인의 엇갈린 행보다.
홍정임(장흥)과 유경숙(강진)은 2022년 같은 길로 정계에 발을 들였다.
둘 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경쟁 없이 무투표 당선됐다.
4년 뒤 두 사람의 선택과 결과는 갈렸다.
홍정임은 민주당에 남아 장흥 나선거구 지역구에 출마했다.
결과는 4위(2,238표) 낙선이었다. 같은 당 백광철(2,339표)에도 밀렸고, 진보당 박순단(2,473표)이 그 자리를 가져갔다.
유경숙은 민주당을 떠났다. 강진 가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3,116표로 1위를 차지했다. 처음으로 유권자 앞에 선 선거에서, 비례로 입성했을 때는 없었던 지역 기반을 갖고 돌아온 셈이었다.
두 사람의 차이는 결국 '민주당 간판을 들고 갔느냐 내려놓고 갔느냐' 한 가지였다.
강진에서는 무소속 연대로 인해 민주당 간판이 오히려 짐이 됐다는 해석을 피하기 어렵다.
▣ 민주당 공천에 남는 물음 — 2025 고흥에서 이미 울렸던 경고음
두 군의 결과를 관통하는 공통 주제는 공천이다.
강진에서 민주당은 2022년 군수를 공천하지 않았고, 2026년에는 현직 군수를 경선 과정에서 배제했다.
또한 경선 과정에서 차영수 후보의 전과 내용이 알려지고 경선 형평성 논란이 악재로 작용했다.
강진원 후보는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차영수는 광역의원에서 군수로 직위를 올리려다 실패했고, 그가 지키던 자리까지 내줬다.
장흥에서는 군수와 군의원 가·나 선거구 모두에서 민주당 공천 후보가 소수정당이나 무소속에 밀렸다.
조국혁신당에 군수를, 진보당에 군의원 2석을 내줬다.
진보당의 장흥 기반은 4년 전부터 확인됐는데도 선거 전략이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이 6·3 지방선거에서 처음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2025년 4월 2일 같은 지역구(고흥·보성·장흥·강진)에서 치러진 고흥군의원 나선거구 재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는 무소속에 54.07% 대 45.92%로 패배했다.
당시 민주당이 8회 지방선거 낙선 전력이 있는 후보를 그대로 재공천한 것, 후보의 출신지를 둘러싼 지역 정서 자극이 패인으로 지목됐다.
그때도 당선자는 민주당원 출신 탈당 무소속이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간판만 달면 다 된다는 인식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프레시안, 2025.4.3).
이 경고는 이듬해 강진·장흥에서 현실이 됐다.
강진·장흥·고흥은 모두 같은 지역구 국회의원의 관할 아래 있다.
2025년 고흥 보궐선거 이후 지역 공천 라인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된 바 있으며, 2026년 지방선거에서 같은 패턴이 반복되면서 지역위원장의 책임론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자산어보가 바닷속 생물의 이름과 사는 자리를 기록했듯, 다산어보는 강진·장흥 군민이 4년을 사이에 두고 어떻게 선택을 바꿨는지를 기록한다. 숫자가 말하는 것은 단순하다. 강진·장흥에서 민주당 간판은 더 이상 보증서가 아니다. 전남 전체의 압승 속에서 이 두 군만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사실이, 앞으로 4년의 지역 정치를 가늠하는 단서가 될 것이다.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8·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 결과(info.nec.go.kr), 다산어보 자체 집계. 2025년 고흥군의원 재선거 관련 사실은 프레시안 2025년 4월 3일 보도를 참조했다
